이란에 대해선 “호의 보였지만, 아직 반응 없다”
"트럼프, 시리아 제재 풀어주길 바라"
시리아 과도정부 실권자가 새 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를 치르는데 최장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수립된 과도정부가 선거 일정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수장이자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메드 알샤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 인터뷰에서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는 데 길게는 3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샤라는 “합법적인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법적 시스템을 재건해야 하고, 포괄적인 인구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인들이 공공서비스 등에서 큰 변화와 개선을 실감하기까지는 1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드 정권을 몰아낸 반군 연합의 주축 HTS 수장 알샤라는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다. 반군 행정조직을 거친 무함마드 알바시르가 과도정부 임시 총리로 내년 3월 1일까지 임시 내각을 이끌면서 정권 인수 작업을 진행한다.
최근 과도정부는 HTS를 해산, 시리아를 ‘정상 국가’ 궤도에 올리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샤라는 반군 조직들을 해산해 과도정부의 정규군으로 통합하는 군 개편을 약속, 종교 다양성과 인권을 존중 정권 수립 등을 공언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HTS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유엔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미국도 이란과 밀접했던 알아사드 정권 당시 시리아에 제재를 가했는데, 알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재를 풀어주길 바란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아사드 충성파 소탕을 통해 살인·고문 혐의를 받는 하급 장교와 전 정권 정보원 등 약 300명을 체포하고 무기와 탄약 등을 압수했다.
알샤라는 이란에 대해선 “이란 정부는 역내 정책과 간섭을 재고해야 한다”며 “이란이 알아사드 정권의 주요 후원자였지만, 우리는 그들을 공격할 때 시리아 내 이란 시설은 보호했다. 이같은 행동에 대한 답으로 긍정적 제스처를 기대했으나 아직 그런 건 없다”고 밝혔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에 관해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대국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다”며 “러시아가 시리아를 떠나 양국 관계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