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화물기 포함 한 달 한 번꼴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체착륙은 랜딩기어가 작동되지 않을 때 비행기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해 착륙하는 방식을 말한다.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로 속도를 줄여 정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체 하부와 엔진의 손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마찰열에 의한 화재 발생할 위험 때문에 착륙 전 연료를 가능한 한 소모해야 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항공 사고의 53%가 착륙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편 2003∼2023년까지 호주 교통안전국(ATSB)에 접수된 데이터로만 보면 상업용 여객기의 동체착륙은 이 기간 78건이 시도됐다. 여기에 일반 항공기의 동체착륙 시도까지 포함하면 총 321건으로, 전 세계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했다. 충격으로 인한 부상 위험은 있지만, 잘 수행되면 대체로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해당 기간 일어난 총 321건의 동체착륙 중 314건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고, 나머지 7건도 중상자는 없었다.
최근에는 5월 특송 업체 페덱스가 운영하는 보잉 763 화물기가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착륙한 사례가 있었다. 해당 항공기의 기령은 10년 정도였으며, 당시 조종사는 화물기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자 관제탑에 비상착륙 허가를 요청해 뒷바퀴만으로 동체착륙했다. 조종사 2명은 모두 무사했다.
2022년 6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126명이 탄 레드에어 소속 여객기가 착륙 중 랜딩기어 손상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보다 앞서 같은 해 1월에는 국내에서 5세대 스텔스전투기 F-35A가 바퀴가 펴지지 않아 서산기지에 동체착륙 한 일이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무사했으며, 사고 조사에서 좌측 엔진 흡입구 쪽에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 충돌은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 날개를 휘게 하는 등 고장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2019년에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우랄항공 소속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해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230여 명 중 70여 명이 다쳤다. 2018년에는 이란에서 노후한 케슘에어 소속 여객기의 바퀴 한쪽이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이 시도됐으며, 2016년에도 중동 에미레이츠항공 소속 여객기가 두바이 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 한 사례가 있었다. 2002년에는 한국 관광객 등 47명을 태운 필리핀 항공기가 랜딩기어 작동 불능으로 마닐라 공항에 동체착륙에 성공했다. 세 사고 모두 승객과 승무원은 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