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트 ‘머스크 대통령’ 주장에 반박...“남아프리카 태생으로 불가능”

입력 2024-12-23 07:31수정 2024-12-23 11:1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머스크 영향력에 첫 공식 언급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월 16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뒤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사실상 머스크가 대통령이 됐다’라는 비판을 반박했다.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된 ‘아메리카 페스트 2024’ 행사에서 머스크의 예산 협상 개입과 인수위에서 머스크의 과도한 역할을 겨냥해 트럼프가 머스크에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조롱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트럼프는 “머스크는 대통령직을 차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주장은 정치적 반대파들이 밀고 있는 속임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왜 대통령이 될 수 없는지 아는가”라고 반문한 후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상 대통령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만 가능하기 때문에 남아프리카 태생인 머스크가 대통령이 될 위험은 없다고 짚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머스크의 권력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머스크의 남다른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이 발언은 전날 미국 의회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며 가까스로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모면한 후 나왔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18일 임시예산안 처리 시한(20일 자정)을 코앞에 두고 내년 3월 14일까지를 기한으로 하는 추가 임시예산안(CR)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증액 필요성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셧다운 위기에 몰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보다 먼저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합의에 반대 의견을 제기하며 여론을 이끌었다.

트럼프는 19일 머스크가 이 사안에 대해 첫 글을 올리기 전에 자신과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이를 계기로 실세인 머스크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트럼프는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머스크를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졍부효율부는 공식적인 정부 기관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문 위원회로, 권한과 역할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또 머스크는 트럼프가 당선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함께 있었다. 그는 또 최근 뉴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의에도 참석했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과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로사 델로로(민주·코네티컷) 하원의원은 서한을 통해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선출되지 않은 억만장자의 요청에 따라 양당 협의로 협상된 중요한 조항을 제거하며 이 법안을 뒤엎은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썼다.

이해 상충 문제도 제기됐다.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은 CNN 인터뷰에서 타결된 임시 예산안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제외됐다”면서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대규모 공장이 있어 머스크의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머스크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토니 곤잘러스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이날 CBS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 대해 공화당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에게는 대통령이 있고, 부통령이 있고, 하원의장이 있다”며 “머스크가 우리의 총리처럼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치 제도에는 총리 직책이 없지만, 머스크가 총리급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처럼 보인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