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중해 군사 거점 시리아서 리비아로 옮기나...“군수장비 이동”

입력 2024-12-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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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맥사르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서 시리아 타르투스 항구에 러시아 군용차량들이 보인다. 타르투스(시리아)/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시리아 군기지에서 최첨단 방공 시스템과 무기 등 군수 장비를 리비아로 옮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최근 S-400과 S-300 용 레이더 등 방공미사일 시스템 장비를 수송기에 실어 리비아 동부지역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이와 함께 병력과 군용 항공기, 군수 장비도 옮기고 있다.

러시아가 군수 장비를 이동시킨 리비아 동부 지역은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인 리비아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친러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자 시리아에 마련한 지중해 군사거점을 리비아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이미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을 통해 리비아를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동하는 중계 기지로 활용해왔다.

러시아는 수년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대가로 시리아 요충지에 해군기지와 공군기지를 운영해왔다. 이들 군사기지는 러시아가 중동과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허브 역할을 해왔다. 특히 시리아 타르투스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는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보급과 함정 수리를 위한 유일한 기지였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하프타르를 만나 리비아 동부지역의 벵가지 항이나 토브루크 항을 장기 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벵가지 항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400마일(약 643km)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다. 미군 당국은 러시아가 토브루크 항에 군함을 정박하기 위해 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폭동으로 무아마르 카다피가 살해된 이후 혼란에 빠진 상태로 현재 나라가 동·서로 나뉘어 권력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프타르는 그동안 분열된 리비아를 장악하기 위해 러시아에 방공망 공급 등을 요청해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시리아 군기지에 있던 무기와 군수 장비를 리비아로 완전히 옮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프타르 군벌이 러시아 군기지 확대를 허용하지 말라는 미국과 서방의 압력을 강하게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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