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예방해 “여러 정책 수단과 전문성을 활용해서 대한민국의 금융시장 안정화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이 한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외환·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한은을 방문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자칫 외국인 자본 유출이나 기업 투자, 그리고 우리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이 크게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점들에 대해 대비를 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금융당국의 최근 시장 안정화 조치들이 적절했다며 “단기적 처방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특히 “가계부채 안정화, 금융시장의 공공성, 수출 회복 지원을 위해서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처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내수 활성화와 경기 부양을 위한 적절한 정책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에 이 총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최근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오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바뀌는 것처럼 안심할 단계는 아니고 경계감을 늦출 수는 없다”고 답했다. 간밤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 총재는 “경제 정책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집행되어 집행부에서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구축된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국회에서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내년도 예산안 등 여러 법안을 통과시켜 주셨다”며 “앞으로도 주요 경제정책을 국회에서 추진할 때 경제 시스템의 대내외 신뢰도 제고 측면에서 한은이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