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과 만나 더 진화한 100년 전통 양조”…교촌 ‘발효공방1991’ [가보니]

입력 2024-12-22 12:00수정 2024-12-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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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1926년 건물 외형 살려 옛 양조장 모습
내부는 담금실, 발효실, 병입실 갖춘 최신 설비
2026년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완공 예정
막걸리 생산량도 월 5000병→4만 병 확대

▲경북 영양군에 있는 발효공방1991 전경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18일 서울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북 영양군 ‘발효공방1991’. 발효공방1991은 2022년 설립된 농업회사 법인으로 교촌에프앤비(교촌)의 손자회사다. 1926년 세워져 1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영양백년양조장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후 재개장했다. 현재는 막걸리 등 전통주부터 고추장, 된장 등 장류까지 생산하는 교촌 프리미엄 발효식품 사업의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술은 ‘은하수 막걸리 6도·8도’, 달고 향기롭다는 뜻을 가진 ‘감향주’가 대표적이다. 물, 쌀, 누룩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6도 막걸리는 텁텁하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8도 막걸리는 원재료 함량이 높아 걸쭉하다.

막걸리는 350여 년 전 최초의 한글 요리서를 쓴 장계향 선생의 후손 조귀분 명사에게 전수한 감향주 양조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양군에서 생산하는 쌀을 사용해 수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은하수 막걸리는 현재 월 약 5000병, 연간으로는 6만 병 한정 수량 생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들’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영양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고추장과 된장을 만들고 있다.

◆담금실-발효실-병입실 등 갖춘 양조장, 최신 제조 설비 구축

▲김명길 발효공방1991 양조사가 18일 경상북도 영양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양조장 ‘발효공방1991’에서 막걸리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양조장의 외관은 지붕부터 구조까지 1926년 건물의 외형을 그대로 살려 옛 양조장 모습을 보는 듯했다. 교촌 관계자는 “2013년 경북 산업문화 유산으로 지정돼 건물을 보존해야 했다”면서 “벽면만 새것으로 바꾸는 등 최소한으로만 리모델링했다”고 설명했다.

양조장 내부에 들어서자 예스러운 외관과 달리 최신 제조 설비가 구축돼 있었다. 담금실, 발효실, 병입실 총 3곳으로 구성된 양조장에서는 4가지 생산 과정을 거쳐 술을 만든다.

처음 찾은 담금실에는 쌀을 쪄 효모가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증자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음 발효실에 있는 발효통 뚜껑을 열어보니, 쌀과 누룩이 익어가며 나는 진한 술 향기가 났다. 이후 발효된 막걸리는 누룩 찌꺼기와 술 원액을 분리한 뒤 2~3일간 추가로 숙성하고 물을 넣어 희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병입실에서 병에 막걸리를 넣어 마무리한다.

전통주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김명길 양조사는 “발효 기간은 평균 15일로 일주일 정도 발효하는 다른 일반 막걸리 공장보다 더 오랜 시간 숙성을 거친다”면서 “이런 방식은 생산량이 줄어들지만, 감미료를 쓰지 않는 만큼 발효를 최대한 오래 시켜 풍미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은하수 막걸리는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판로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송숙희 발효사업부문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양지역 내 로컬푸드 매장 등 현지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지만 올해는 컬리와 현대백화점에도 입점해 판매 채널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교촌 플래그십 매장 ‘교촌필방’과 광장시장 내 ‘박가네 빈대떡’ 등에서도 선보이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대도 계획 중이며, 양조장 규모가 확대되면 영업 채널을 더욱 다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송 부문장은 또 “현재 다른 막걸리 제품도 추가 개발 중으로 향후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2026년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완공...프리미엄 발효 사업 추진

▲은하수막걸리 2종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교촌은 이날 향후 ‘프리미엄 발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핵심에는 올해 선정된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조성사업’이 있다.

발효공방1991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일원에 대지면적 6323㎡(1912평) 규모의 대형 복합테마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총 100억 원을 지원받아 조성 중인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은 2026년 완공이 목표다. 플랫폼이 완공되면 막걸리 생산량은 현재 월 5000병에서 4만 병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송 부문장은 “향후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발효 소스가 교촌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R&D)을 통한 핵심 기술을 확보, 치킨 소스로 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발효공방1991은 경북 영양군과 함께 지역 내 유·무형 문화를 활용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영양 지역 내에서 상품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 구매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간다. 아울러 발효공방 1991의 대표 제품을 활용한 내, 외국인 대상 발효 체험(전통주, 장류) 및 교육, 내부 시설 관람 등 다채로운 ‘오감만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작나무숲, 별빛 천문대, 조지훈 문학관, 음식디미방 등 영양의 주실마을 및 인접한 안동의 문화자원 등과 연계한 휴식형∙체류형 프로그램을 더해 지역의 문화관광 역량 강화, 지역 청년 인재 양성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 조성사업' 현장 조감도 및 내부 공간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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