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3년 러시아 ‘물가 폭등’…기준금리 23% 시대 온다

입력 2024-12-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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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8.9%↑
러 중앙은행, 금리 21%→23% 관측
금리 7.5%, 1년 반 만에 약 15%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국방부 간부 확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돈(루블)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자 금융당국은 기준금리를 끌어올려 물가 안정화에 나섰다. 이달 말이면 기준금리가 2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현재 21%인 기준금리를 이달 말에는 23%까지 2%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선임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인 리암 피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 8.9% 올랐다”라며 “앞으로 몇 개월간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대폭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이 물가와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라며 “기준금리를 다시 가파르게 인상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이후 꾸준히 물가 상승을 겪어왔다. 작년 하반기에만 모두 5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다. 7.5% 수준이었던 금리는 연말 기준 16%까지 솟구쳤다.

올해에도 금리 상승은 이어졌다. 이미 7월에 2%p, 10월에 3%p 기준금리를 올려 현재는 21% 수준이다. 여기에 12월 말 한 번 더 기준금리를 2%p 수준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 일각에서는 3%p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마저 존재한다.

개전 이후 4%대를 목표로 했던 물가 상승률이 현재 2배가 넘는 9% 안팎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이달 말 2%p 금리가 오르면, 작년 7월 7.5%였던 러시아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만에 16%p 수준 급등한 셈이다.

영국 BBC는 러시아 물가상승의 출발점으로 역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전쟁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노동력 부족과 생산 저하를 초래했다. 이는 곧 임금과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러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치솟는 물가 상승률과 전장에서 사망한 군인의 유족에 대한 보상금 등으로 러시아 정부는 루블을 더 풀고 있다.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원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보상금이 올라 300만 루블(약 4100만 원)까지 올랐다고 BBC는 전했다. 점점 시중에서 화폐가치가 하락 중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이 나서 물가상승과 관련해 긍정적 견해를 내비쳤으나 루블화 가치 하락을 잡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루블화 문제와 관련해 “통제되고 있다.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도 인플레이션과 싸울 수단이 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중앙은행 전문가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그의 발언 한 달 만에 금리를 2%p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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