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대조차 없습니다”…계엄ㆍ탄핵 여파에 ‘벼랑끝’ 소상공인-자영업자

입력 2024-12-16 14:39수정 2024-12-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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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확실성 지속…내수경제 타격
식당 단체ㆍ여행 숙박 등 예약 취소

▲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내 폐업한 가게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 “포장마차라 퇴근 후 1차 이후 2차로 오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예 없습니다. 매년 이때쯤이면 ‘내년이면 나아지겠지’라고 기대했는데, 코로나 때도 버텼는데 이제 지금은 기대조차 없습니다.”(부산 일대에서 외식업을 종사하고 있는 A씨)

# “스키장 개장 전에 숙소 예약 마감도 빠른 편이었으나, 아직도 시즌권이 다 안 팔렸습니다. 특히 계엄 사태 이후로 취소된 예약 건만 40건이 넘으며, 객실 취소율은 20% 정도입니다. 작년에는 12~1월 객실이 전체 다 예약 마감됐는데, 현재는 평일 기준 객실율이 50% 정도밖에 안 되며 바로 전주에도 2건 취소됐습니다.”(전북 무주군 일대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B씨)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연말 대목만 기대하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돌아오지 않는 소비자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6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음식ㆍ숙박업, 도ㆍ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630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설문에 따르면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

응답자의 80%가 매출 감소와 방문객 감소를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이 36.0%로 가장 많았고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10% 미만 감소, 5.2%로 조사됐다.

류필선 소공연 전문위원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88.4%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며 “예약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이 송년특수 실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긴급실태 조사결과에서도 12월 들어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단체 예약 취소와 같은 피해를 보았다고 답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가 46.9%에 달했다. 주요 피해 사례는 ‘송년회 등 연말 단체회식 취소’(외식업), ‘여행객의 투숙 취소 및 안전 여부 문의’(숙박업) 등이 있었다.

전라도 광주 소재에 있는 자영업자 C씨는 “12월이 회식, 단체 손님들이 제일 많이 오는 시기로 매출이 제일 많이 일어날 때인데, 현재 저녁 단체 손님은 하루에 한 팀 정도 뿐”이라고 했고, 충북 청주 소재 자영업자 D씨도 “12월 3일(계엄 사태) 이후 30% 이상 매출 감소하고, 12월 6일 탄핵 부결된 날도 30% 정도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아직 피해는 없지만, 앞으로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도 46.6% 였다. 현재와 같은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상을 묻는 말에는 ‘1~2년 간 지속’이 40.4%로 가장 높았다.

이같이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압박을 실질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여행업계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여행업 피해 상황은 △대규모 MICE행사와 국제회의 전면 취소 △동남아 및 중국 단체관광 예약 취소 및 신규 예약 전무 △동계 스키 시즌 타격, 동남아 관광객 대상 동계 스키 시즌 예약 급감했고,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 피해 상황에선 △환율 변동성에 따라 여행 상품 가격 경쟁력 약화 △항공권 신규 예약 30% 이상 감소 등이 발생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기대감까지 무너진 상황”이라면서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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