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비율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주량도 경쟁국인 중국의 4분의 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누계 수주는 총 6033만CGT(표준선 환산톤수·2159척)로 전년 동기 대비 451만CGT(2057척)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 가운데 약 18%인 1092만CGT(248척)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수주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조선 업계는 전 세계 조선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2016년 15.5%의 수주 비율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20%를 넘는 수주 비율을 유지해왔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한국의 4배에 달하는 4177CGT(1518척)의 수주량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주량의 약 69%에 달한다.
중국과 한국의 수주량 차이는 현재까지 3085만CGT로, 올해 두 국가의 수주량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한국 조선업계가 ‘빅사이클’(초호황기)를 맞았음에도 수주량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3년이 넘는 수주 잔고에 독(건조공간)이 부족해 선별 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은 견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은 올해 현재까지 총 205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35억 달러의 152.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각각 68억 달러, 81억5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경쟁력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주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잔고가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양적인 지표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1위 조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수주는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