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부스타 가격 이미 사상 최고치 경신
브라질 가뭄, 폭우 등 원인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3월 인도분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이틀 전인 10일 장중 파운드당 348.35센트(약 5000원)를 기록하며 5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후 오름세는 한풀 꺾였지만, 올해 들어서만 70% 상승한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라비카 원두는 세계 커피 시장의 60~70%를 차지한다. 지금 가격대는 폭설로 브라질 농장이 대대적으로 파괴됐던 1977년 이후 처음이다.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아라비카와 달리 강하고 쓴맛으로 유명한 로부스타 가격도 오름세다. 선물 가격은 이미 지난달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커피 가격이 치솟는 배경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가뭄과 고온, 상대적으로 소수 지역에서만 공급이 이뤄지는 업황 등이 지목된다.
올해의 경우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내년 작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과 맞물렸다. 덴마크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브라질은 8월과 9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10월에는 폭우가 내려 열매를 맺는 작물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코아와 마찬가지로 커피는 비교적 좁은 열대 지방에서 재배되고 주요 생산국으로는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에티오피아가 있다”며 “특히 브라질과 베트남이 악천후에 취약한데, 이 두 나라가 합쳐서 세계 생산량의 56%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 가격 랠리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커피 가격은 공급이 개선되고 재고가 보충될 때만 하락할 것”이라며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이 몇 개월이 아닌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