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여인형 구속영장 청구…곽종근·김정근 소환 조사
12·3 비상계엄 사태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13일 열리는 가운데 이번 사태와 연관된 군 수뇌부를 향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김정근 특수전사령부 제3공수여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3공수여단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된 부대다.
또 검찰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나흘 만에 재차 소환했다. 곽 전 사령관은 김 여단장의 직속상관이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대한 구속 영장도 청구했다.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의 지휘를 받아 정치인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선관위에 방첩사 요원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나승민 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 조사에 착수했다. 나 실장은 11일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결과는 빠르면 이날 밤 나올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전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자정을 넘겨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로 경찰 인력을 보내 국회의원 등의 출입을 통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엄 선포 3시간 전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만나 계엄 관련 지시를 하달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법원이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경찰은 10일 이내에 이들을 검찰로 인계해야 한다. 수사 상황이 빠르게 돌아가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경찰이 기한을 채워 검찰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기간 검찰은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한 조사를 하기 어려워진다.
부장검사 출신 서초동 변호사는 “법에 의해 금지되는 건 아니지만 검찰에서 조사를 요청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강제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초기부터 신병 확보에 나섰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열흘도 빠듯하다. 만약 검찰이 먼저 조사하겠다고 해도 경찰이 그에 협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