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제약이 2009년부터 후보물질 발굴해 직접 개발
국내는 내년 출시 계획…美 임상 3상도 재개 예정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국산 38호 신약으로 허가받으면서 통증 치료제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회사는 주사제에 이어 개발 중인 경구제(VVZ-2471)와 패치제(VVZ-149)까지 앞세워 향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선점에 나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임상 3상 효능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고 허가를 신청한 지 약 1년 만이다. 적응증은 수술 후 통증을 포함한 중등도·중증의 급성통증이다.
어나프라주는 다중-타깃 신약개발 원천기술을 통해 발굴한 약물로 세계 최초 비마약성, 비소염제성 진통제다. 비보존제약이 2009년부터 물질을 발굴해 개발했다.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글라이신 수송체2형(GlyT2)과 세로토닌 수용체2a(5HT2a)를 동시에 억제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다중으로 발생하는 통증 신호와 전달을 막는다.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 대비 부작용이 낮고 중독 위험은 없으면서 빠른 진통 효과를 보인다. 이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가 주를 이루는 통증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단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어나프라주가 마약성 진통제 이외의 대체재가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중등도 이상의 통증 치료제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강조했다.
비보존제약은 올해 6월 신약 마케팅 본부를 신설하고 어나프라주 마케팅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앞서 4월에는 보령과 어나프라주 상업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완제품 형태로 보령에 제공하고, 양사가 유통·판매 역할을 분담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략을 위해 경구제와 패치제도 개발하고 있다. 경구제는 임상 2상 단계다. 패치형은 아이큐어와 공동개발 중이다. 비보존제약은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가 대부분 가벼운 통증에 쓰이는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중증 이상 통증에 사용하는 어나프라주의 제형 다양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단 계획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9조 원에서 2030년 100조 원으로 3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중증 이상 통증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없어 어나프라주가 최초의 치료제다. 국내에는 내년 중 출시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중단했던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