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상황 영향 제한적…일평균 수출도 5.0% 증가
반도체 43.0% 늘며 증가세 주도…무역수지도 19개월 연속 흑자 기대
1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 중인 한국 수출이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의 시작을 두 자릿수 증가세로 문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해제 및 탄핵 정국 등 극도로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12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5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했다.
올해 이 기간 조업일수는 7.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일보다 0.5일이 많았다.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3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한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10월 플러스 전환에 성공,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의 불안정한 탄핵 정국에도 한국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탄핵 정국이) 현재까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라며 "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한국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가 43.0%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또한 철강제품(20.4%), 컴퓨터주변기기(53.6%), 가전제품(14.7%)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승용차(-8.6%)와 석유제품(-9.4%), 선박(-2.2%), 무선통신기기(-9.2%) 등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국가 중 말레이시아(2억200만 달러·-26.2%)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은 37억5600만 달러로 19.0% 늘었고, 미국 37억 달러(19.4%), 베트남 15억7100만 달러(6.7%), 유럽연합 15억5600만 달러(10.3%), 대만 8억7700만 달러(59.4%), 일본 8억4400만 달러(7.6%), 홍콩 6억1200만 달러(11.5%), 싱가포르 5억2700만(43.7%), 인도 4억9100만 달러(23.4%) 증가했다.
한국의 수출 상위 3개국인 중국과 미국, 베트남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3%로 나타났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91억3100만 달러로 11.6% 증가했다.
주요 품목 중 반도체(42.0%)와 반도체제조장비(89.7%), 기계류(16.0%) 등은 수입이 늘었으며, 원유(-13.1%), 가스(-26.5%), 석탄(-13.8%), 승용차(-20.2%) 등의 품목은 수입이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국가 중 중국(30.2%)과 유럽연합(16.8%), 미국(4.1%), 일본(32.3%) 등은 수입이 늘었고, 호주(-32.8%), 러시아(-26.6%) 등은 감소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15억5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누계로는 437억7300만 달러 흑자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지난달까지 18개월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조 무역정책관은 "10일까지 수출 및 일평균 수출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이 올해 연말에도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무역수지의 경우 적자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월초에 수입이 집중되며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전체로는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수출 플러스가 15개월 연속 이어지는 한편, 무역수지 또한 월말로 갈수록 개선돼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