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덤의 대표적인 응원 문화 '응원봉'이 집회 도구로 활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유통업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응원봉' 등이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날 네이버 쇼핑에서는 '응원봉'이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5위엔 '야광봉', 6위엔 '응원봉 제작'이 자리했다.
당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자들은 '시위템'(시위+아이템) 등 키워드를 붙여 각종 아이돌 응원봉을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응원봉을 대여 및 구매하겠다며 '판매가를 제시해달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공식 판매처가 아닌 만큼,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정가가 3만~5만 원인 아이돌 응원봉을 많게는 2~3배 웃돈을 얹어 내놓는 식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무상 대여와 나눔 글도 속출했는데, 대부분 '예약 중'인 게시물이었다.
'당일 출고' 문구를 내건 한 응원봉 판매업체는 "현재 주문량이 매우 증가해 금일 출고가 지연됐다"며 "발생 기한 전에 준비되는 대로 빠르게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현재 밤샘 작업 중으로 시위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 연일 '탄핵 촉구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아이돌 응원봉이 이목을 끈 것으로 해석된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땐 시민 대부분이 촛불을 들고나오면서 도심 편의점을 중심으로 양초와 종이컵 매출이 급등한 바 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대통령 퇴진" 등 구호를 외쳤다. K팝 히트곡에 맞춰 응원봉을 흔드는 장관도 펼쳐졌다.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집회는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는 "(집회) 주최 측이 K팝을 틀자 군중이 춤추고 노래하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었다"고 전했고, AFP통신도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들어 댄스 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