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영장 청구했지만, 중복 청구로 기각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검찰과 경찰에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경이 수사 우선권 등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며, 수사의 신속성·공정성 확보를 위한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는 이날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부터 처장 직속 TF를 구성해 법리 검토와 강제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했다”면서 “공수처법 등 관련 법규 검토 결과 ‘비상계엄 선고’ 관련 군 관계자 등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지난 6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법원이 직권남용과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면서도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영장의 중복 청구’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현재 검찰과 경찰이 수사 우선권 등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도 있다”면서 “공수처장은 중복수사 우려를 해소하고 수사의 신속성,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이첩요청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은 언론 브리핑에 나서 “경찰에 합동수사를 제안한 바 있다"면서 "합동수사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응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6일 검찰로부터 수사 효율성 차원에서 합동수사 제안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수사의 신뢰성·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령상 내란죄는 경찰의 수사 관할인 만큼 경찰에서 책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 현재로서는 합동수사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공수처법 제24조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수사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을 고려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해당 수사 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