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의 한 팬이 뭉클한 사연을 전했다.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강원도 정선 '임영웅 이발소'를 찾아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70대 임영웅 팬, 홍경옥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홍 씨는 이발소 내부 곳곳에 임영웅 사진을 붙여놔 눈길을 끌었다. 그의 방에도 임영웅 사진과 포스터, 포토카드와 액자, 등신대, 모자 등 관련 물품이 가득했다.
홍 씨는 임영웅의 액자를 닦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임영웅이 광고하는 것은 사용하지 않아도 모두 구매한다는 그는 옷과 손톱 색깔도 임영웅의 팬덤 색깔인 하늘색으로 통일한 모습이었다.
사실 홍 씨의 이발소는 이미 임영웅 팬들 사이에선 '임영웅 미용실'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었다. 임영웅 팬들이 이곳을 찾아 방명록을 남기고 사진을 찍고 가기도 했다.
제작진은 임영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퀴즈를 냈다. 홍 씨는 임영웅의 발, 상의, 하의 사이즈와 허벅지 둘레까지 모든 것을 맞춰 감탄을 자아냈다. 그의 남편은 "과하다"면서도 "70세 넘은 노인이 대단하다"고 감탄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 씨는 "우리 남편도 서운해하지 않을 거다. 영웅이로 인해 내가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변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홍 씨의 임영웅 사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홍 씨는 "병은 병원 가서 고쳤는데 마음의 병은 임영웅 덕분에 고쳤다"며 의미심장하게 말문을 열었다.
홍 씨는 "우리 시어머님이 옛날 분이라 시집살이를 많이 했다"며 "밥을 해서 식구들 밥을 다 뜨고 나면 나는 밥이 없을 때도 있었고, 배도 많이 곯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와중에 시아버지가 병들어 계시니, 이웃분들이 나한테 차비 주면서 '거기 살지 말고 가라'고도 하더라"라며 "그래도 저는 아이가 있으니 아이들 놔두고 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홍 씨는 그렇게 시아버지의 병시중을 들다가 시어머니의 위암 투병, 친정어머니의 별세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 됐다고.
홍 씨는 "사람도 싫고 다 싫고, 이렇게 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유서까지 썼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살아있다"며 "우리 영웅이 아니었으면 못 살았다. 영웅이 나오는 프로그램 보고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그를 아프게 한 건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수석을 찾으러 갔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그는 아들이 생전 뽑아준 임영웅 사진들을 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전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