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서울 강북권 도시정비사업 대어인 '한남 4구역'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곡선미를 살린 외관과 한강 변 최대 길이의 스카이 브릿지, 높은 천장고와 창호를 통한 개방감을 무기로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나선형과 같은 독특한 외관과 서울시청 잔디광장 5배 규모의 녹지, 자유로운 주거공간 구성 등으로 맞서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에 '곡선의 여왕'으로 불리는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담아내기 위해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고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한 외관을 제안했다.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통해 단조로운 직선형 커튼월룩에서 벗어나 유려하고 독창적인 외관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곡선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한남4구역이 한강 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을 조망을 극대화한 설계로 조합원 100% 프리미엄 조망도 약속했다. 주동 수를 기존 51개에서 29개로 줄여 동 간 거리를 넓히고 개방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동을 45도 회전한 사선으로 배치해 각 가구가 한강과 남산, 용산공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건물 배치를 Y자 형태로 설계해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가구 비율을 극대화했고 저층에서 한강의 잔잔한 물결과 풍경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건물 하단에 7m 높이의 필로티를 적용했다.
한강 변 최대인 300m 길이의 더블 스카이 브릿지도 핵심 설계 중 하나다. 3개 동을 연결하는 190m 브릿지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브릿지로 구성되며 휴식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한다.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인피니티풀도 마련된다.
현대건설은 공간감과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2.7m의 천장고와 높이 2.5m의 조망형 창호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높은 창호 설계는 자연광을 극대화하고 외부의 풍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창호에는 미라클 윈도우 기능이 적용돼 주·야간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창호를 단순한 창이 아닌 외부 풍경을 담는 거대한 캔버스이자 실내와 자연을 연결하는 창구로써 의미를 부여했다"며 "한강, 남산, 용산공원 등 프리미엄 조망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설계로 자연 속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 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을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뷰를 극대화했다. 남산과 한강 등 주변 환경에 따라 O자, X자, L자 형태의 주동 배치도 계획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에게 100% 한강 조망권을 제공할 생각이다.
또 '넥스트 홈'을 반영해 입주민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평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변형 구조 설계를 적용한다.
서울시청 잔디광장 5배 규모의 대형 녹지도 삼성물산이 내세운 무기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조경설계 그룹은 SWA와 협업해 5개 블록에 대형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각각의 녹지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테마를 부여했다. 한강에 인접한 블록은 '물의 정원'을 콘셉트로 한 유려한 곡선의 수경 시설을 조성해 한강 물이 단지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의 공간으로 설계했다.
남산과 가까운 북쪽 블록에는 높이차를 이용한 워터베일과 수경정원이 자리하고 남산과 한강을 잇는 블록에는 벽천의 폭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0년 가든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펜트하우스 등 특화 테라스 보유 가구에는 무상으로 조경 식재를 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분담금 최대 4년 유예 조건도 내걸었다. 보통 분담금 납부는 입주 시점에 100% 이뤄지는데 입주 후 2년이나 4년이 되는 시점에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이주비는 기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에 100%를 추가해 총 150%의 이주비를 책임 조달하기로 했다. 최저 이주비는 12억 원까지 보장한다.
공사비 지급 조건으로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을 내세웠다. 공사비를 우선적으로 받는 게 아니라 조합이 분양을 통해 수입이 생기면 공사비를 받겠다는 것이다.
종전 자산평가액이 분양가보다 높아 환급금이 발생하는 조합원에게는 분양 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에 100% 환급금을 받도록 하는 조건도 마련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조합원의 부담은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사업 조건만 담았다"며 "제시한 조건들을 반드시 이행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