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수출 명암…전기차 꺾이고 하이브리드 날았다

입력 2024-12-03 15:12수정 2024-12-0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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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 수출 전년比 24.3% 감소
하이브리드 수출 대수는 전년 대비 49.4% 급증
전기차 캐즘에 따라 전기차 수출 성장세 꺾여
하이브리드 라인업 2배 확대ㆍ생산 늘리며 대응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출이 전년 대비 24% 이상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49%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위축됐으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늘고 있는 양상이 수출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대수는 58만7489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기차 수출은 감소했으나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감소분을 상회할 만큼 늘면서 전체 수출 대수가 늘었다.

올해 1~10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출 대수는 21만15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는 49.4% 급증한 33만4333대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가 3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별로 보면 올해 10월까지 현대차의 누적 전기차 수출 대수는 10만5960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1%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전기차 수출 대수는 10만55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양사의 합산 전기차 수출 대수는 2020년 11만8265대, 2021년 15만2823대, 2022년 21만9795대, 2023년 34만4017대를 기록했다. 증가율이 2021년 29.2%, 2022년 43.8%, 2023년 56.5% 등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올해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역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차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는 20만5831대를 기록하면서 65.5% 급증했다.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수출 대수도 12만8502대로 29.2% 늘었다.

전동화 전환이 늦어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연비와 친환경성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기존 7개 차종에 적용해왔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14개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세웠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하이브리드차를 혼류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해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도 이어간다. 높은 가격이 전동화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통해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출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내년 초 유럽과 일본 시장 등에 선보인다. 기아는 올해 출시한 소형 전기 SUV EV3에 이어 내년 세단형 전기차 EV4와 SUV형 전기차 EV5 등 보급형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라며 “전기차 캐즘에 따라 전기차 생산을 줄이는 대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하면 다시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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