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국내 상용화…모든 신생아·영아 대상 투여 가능한 국내 최초 RSV 항체주사
2세 이하 영유아 10명 중 9명이 감염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예방을 위한 새로운 예방 옵션이 제시됐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의 한국법인(이하 사노피)은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영유아 투여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성분명 니르세비맙)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초 국내에서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포투스는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영유아 대상 RSV 예방 항체주사로 모든 신생아 및 영아에게 투여할 수 있는 국내 최초 RSV 항체주사다.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이후 올해 9월 기준 52개 국가에서 허가받았고, 17개국에서는 국가에서 모든 영아 대상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는 내년 초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RSV는 2세 이하 영유아 90% 감염되는 흔한 질환으로 감염성도 매우 높다. 아이가 만 2세가 될 때까지 1번 이상의 감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감염된다. 주요 감염경로는 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이 가족구성원의 호흡기 분비물이며 결막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대부분은 가벼운 감기 증상을 겪고 지나가지만 12개월 미만 유아에선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윤기욱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교수는 “전 연령에 걸쳐 RSV에 감염될 수 있는데 특히 신생아와 영아에서 하부 호흡기감염인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보고된 전 세계 RSV 질병 부담에 따르면 5세 미만 아이 360만 명이 입원했고, 10만1400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RSV에 대한 질병 부담이 큰 편이다.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평균 입원비만 300만 원 수준으로 높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이 없는 영유아들도 RSV 감염으로 인해 폐렴·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 질환이 발생한다. 윤 교수는 “첫 번째 RSV 계절에 RSV 관련 하기도 질환으로 인해 병원에 방문한 영아 중 78%는 기저질환이 없는 만삭아였다. 이를 통해 RSV 예방을 위해 모든 영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건강하게 태어난 만삭아를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RSV 예방법은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그쳤다. 윤 교수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소개된 ‘베이포투스’를 통해 적극적인 RSV 예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베이포투스의 허가 근거가 된 임상연구인 MELODY 3상 연구결과와 해외 의료현장에서 발표된 베이포투스 실사용 증거들도 소개됐다. MELODY 3상 연구는 35주 이후 출생한 영아 중 첫 번째 RSV 시즌을 맞은 영유아 3012명을 대상으로 베이포투스 투여 이후 15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RSV 감염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했다. 임상 연구 결과, 베이포투스 투여군에서 RSV 하기도 감염은 7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안전성도 확인됐다.
윤 교수는 “외국에서 좋은 효과를 보여 베이포투스가 국가필수예방접종(NIP)과 같이 국가에서 비용을 보조해주고 있다. 비급여로 출시됐을 때 선뜻 비용을 부담할 만큼 허들이 낮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독감 등 다른 질환 예방 백신과 고려하면 비용도 큰 차이가 없다. 질병 부담이 크고, RSV가 조절되지 않는 병원체인 만큼 NIP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4월 30일 허가받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사노피 관계자는 “허가 사항에 따라 패키지를 개발하고, 승인받는 등의 절차로 시간이 소요됐다. 시장에 빠르게 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설 연휴 전후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경 사노피 백신사업부 대표는 “베이포투스는 다양한 국가에서 일관적인 실사용 증거가 확인되고 있고,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투여가 가능한 만큼 국내에서도 RSV 예방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노피는 앞으로도 영유아와 부모님들의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