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로 상공 오가는 UAM
비행체부터 이착륙 시설, 관제 시스템까지
첨단 기술의 집약체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나 상상 속에만 등장하는 개념이 아니다. 도시의 교통·환경 문제를 해결할 미래 운송 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의 상용화가 가까워지고 있다.
UAM은 300~600m의 저고도 상공을 오가며 사람과 화물 등을 운송하는 새로운 교통 체계다. 헬리콥터보다 100배 조용하고,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최고 시속 320km로 비행하면 서울에서 인천까지 30분 안팎으로 주파 가능하다.
UAM의 개념이 처음 정립된 건 2016년 미국 운송업체 우버가 발간한 ‘우버 백서’가 꼽힌다. 당시 우버는 수직이착륙 비행체(VTOL)를 사용한 맞춤형 항공교통의 청사진을 그렸다. 수직 이착륙, 저소음, 친환경의 특징을 갖춘 우버의 미래 교통 체계는 오늘날 UAM 개발의 기준이 됐다.
UAM 생태계는 비행체부터 이착륙 시설, 관제 시스템 등을 아우른다.
특히 사람과 화물을 직접 실어 나르는 비행체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활주로 없는 도심에서 이착륙하고, 저소음으로 비행해야 하는 UAM 특성상 전기 수직이착륙 비행체(eVTOL)가 가장 적합한 항공기로 꼽힌다.
eVTOL는 크게 멀티로터형·리프트앤드크루즈·틸트형 등 3종류로 나뉜다.
멀티로터형은 드론과 비슷한 모양으로 헬리콥터 이착륙에 쓰이는 로터(회전익) 여러 개를 장착한 것이다. 기술적 난도가 낮아 산업 초기 많이 개발됐지만, 운항 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리프트앤크루즈형은 로터와 비행에 쓰이는 고정익을 조합한 형태이며, 틸트형 역시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혼합했지만 방향을 바꿀 수 있게 설계돼 기술적 난도가 가장 높다.
정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에 참여한 드림팀(SK텔레콤·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이 이달 1차 실증을 위해 들여온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 ‘S4’ 역시 틸트형 eVTOL다. 조종사 1명에 승객 4명을 태울 수 있고, 최고 시속 322km를 자랑한다.
비행체 이착륙부터 승객 탑승, 충전 등이 이뤄지는 ‘버티포트’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 관리를 위한 ‘도심항공교통관리(UATM)’도 UAM 생태계의 핵심 요소다. 업계는 UAM을 통해 생활 반경이 도심에서 지역권으로 확장되고, 교통·물류뿐 아니라 의료·택배 등 다양한 업권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