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으로 출판계 활력…"한국문학, K콘텐츠 원천"

입력 2024-12-02 13:32수정 2024-12-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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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한국문학 전반적 관심↑
'쇼펜하우어' 등 교훈 주는 철학 도서 인기
K문학, 드라마·영화 제작 원천 소스로 각광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올해 한국 작가 최초로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K문학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에 관한 관심이 다른 도서 구매로도 이어지면서 국내 도서·출판 시장 역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10년간(2015~2024년) 종합 1위 판매 기록 순위 (각 연도별로 동기간 판매량 비교) (교보문고)

2일 교보문고·예스24 등에 따르면 올해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였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도서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두 달 남짓의 판매량만으로 연간 1위를 차지한 것.

이 밖에도 한국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드러낸 '채식주의자'와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5위권 내에 머물며 인기를 자랑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 도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예스24 관계자는 "2024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작은 땅의 야수들'과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철도원 삼대'는 한강의 수상 소식 이후 각각 36배, 95배 판매가 치솟았다"라고 전했다.

교보문고 관계자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 작가 작품이 50대 이상 독자층에서 가장 늘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김호연의 '나의 돈키호테', 정유정의 '영원한 천국', 김애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등의 소설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나의 돈키호테'와 '영원한 천국'은 40·50세대 구매가 각각 76.8%, 68.9%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30·40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철학자들의 가르침 담긴 책 인기…'쇼펜하우어' 열풍

올해 소설 등 문학 판매가 두드러진 가운데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중심으로 각종 철학서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쇼펜하우어 관련서는 작년 15권에서 올해 51권까지 출간이 늘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배우 하석진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읽는 장면이 포착되며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6주간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쇼펜하우어 관련 서적들인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쇼펜하우어 외에도 동서양 철학자들의 명언이 담긴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부처의 가르침을 현대어로 재해석한 '초역 부처의 말'은 지난 5월 출간 이후 9주간 종합 20위권을 지켰다. 니체의 사상을 쉽게 풀어낸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등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콘텐츠 IP'의 힘…드라마·영화 원작도서 역주행

▲(왼쪽부터) 영화와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식 포스터

올해 스크린셀러·미디어셀러의 인기도 여전했다. 특히 박상영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대도시의 사랑법'은 비슷한 시기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종합 순위 100위권 밖에 머물던 도서는 영화가 개봉한 10월 1주 차에 소설/시/희곡 분야 12위에 올랐다. 드라마가 공개된 10월 4주 차에는 종합 베스트셀러 46위를 기록했다.

인기 드라마 '정년이'의 원작 웹툰 단행본은 10월 드라마 첫 방영 이후 전년 대비 11배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 2'의 원작 웹툰 단행본 역시 판매량이 7배(640.8%)나 급증하며 눈길을 끌었다.

한 출판 관계자는 "올해 소설과 웹툰 등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드라마의 원천 소스로 활용되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라며 "K콘텐츠의 저력은 사실 한국 문학의 힘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이 같은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서 번역 등 해외 홍보에 더욱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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