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자국 반도체 산업에 수십억 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니카 아인혼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새로운 반도체 보조금이 최첨단 기술을 크게 뛰어넘는 현대적인 생산 능력을 개발하는 회사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보조금 규모는 20억 유로(약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치는 유동적이다.
독일 정부는 이달 초에 반도체 회사들에 새 보조금을 신청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독일의 신규 정부가 2월에 출범해 자체 예산 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됨에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각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을 현지화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공격적으로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해 통과시킨 유럽연합(EU)의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의 2배인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독일에 300억 유로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보류한다고 9월에 전격 발표했다. 공장은 EU 반도체법에 따라 독일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가 보조금으로 제공되고, 지원을 받는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기대됐다.
또 미국 전력 반도체 제조사 울프스피드와 독일 부품 업체 ZF도 독일 서부에 계획했던 반도체 합작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단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독일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50억 유로의 보조금을 받고 8월 공장 건설을 착공했다. TSMC가 주도해 설립한 합작 회사 ESMC가 건립하는 해당 공장에서는 인공지능(AI) 칩을 비롯해 유럽 제조업의 핵심인 차량·산업용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