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형제 vs 송영숙 회장 등 3자연합 5대5 구도
다음달 한미약품 임시주총 때까지 경영 갈등 지속 전망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8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입성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힘겨루기 균형이 지주사 이사회 5대5 구도로 팽팽해졌다.
이날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는 위임장 집계·중복위임 재검토, 의결권 주식 수 합산 등 확인 작업으로 4시간 이상 지연된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됐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형제 측과 신동국·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3자연합 간 경영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는 그룹 주요 인사 중 임종훈 대표만 참석했다. 3자연합은 의결권을 위임해 불참했고, 임종윤 이사는 보이지 않았다.
임시주총에서는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의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이사 선임의 건 △이익잉여금의 자본금 감액 건 등을 논의했다.
10월 2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가 발행한 주식 총수는 6839만1550주다. 이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자기주식 67만7844주를 제외한 6771만3706주다. 이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5734만3706주로 의결권이 있는 총주식 수의 84.68%에 해당한다.
이사회 인원을 변경하는 정관변경 건은 부결됐다. 이는 특별결의 안건으로 임시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했다. 해당 건에 대한 표결에서 의결권 수의 57.89%인 3320만3317주가 찬성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참석 주주 의결권 2분의 1 동의가 필요한 신동국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은 의결권 수의 57.86%인 3318만8984주가 찬성해 가결됐다. 해당 건의 가결로 임주현 부회장 이사 선임 건은 자동 폐기됐다.
임시주총에 앞서 3자연합 측 우호지분 44.97%, 형제 측 우호지분 25.62%로 어느 누구도 완전한 승리를 예측할 수 없었다. 앞서 26일 약 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중립’을 행사하기로 결정해 소액주주(지분 약 23%)들의 선택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날 임시주총 전까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 3자연합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에 3자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해 6대 5로 뒤집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이사회 구도가 5대 5로 맞춰지면서 향후 그룹사 주요 결정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확실하게 어느 한 곳이 우위를 점하지 못해 올해 초부터 불거진 창업주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지속할 전망이다.
형제 측과 3자연합 간 경영권 분쟁은 다음 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으로 이어진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핵심 계열사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양쪽 모두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한 만큼 한미약품 임시주총 결과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