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추락에…러 중앙은행, 연말까지 외화 매수 중단 전격 발표

입력 2024-11-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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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내 최저 수준으로 절하
치솟은 물가 더 부추길 전망

▲미국 달러 지폐들 위에 있는 러시아 루블화 동전. AFP연합뉴스

러시아 중앙은행이 27일(현지시간) 루블화 가치가 3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연말까지 외화 매수를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고 더모스크바타임스가 보도했다.

루블화는 전일 한때 달러당 120루블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2022년 3월 22일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절하됐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연말까지 역내에서 외화 매수를 중단하겠다”면서 “지연된 매수는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결정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루블의 공식 환율을 달러당 108.01루블, 유로화당 113.09루블로 정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 10일~12월 31일에도 외화매수를 중단한 바 있다.

러시아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이번 주 “루블화 약세는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 러시아산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루블화 약세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블화 약세는 수출이 늘어나 정부 예산에 도움이 되지만 이미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에는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러시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4%로 9%에 육박함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9%에서 21%로 2%포인트(p) 인상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12월에도 추가 상향 조정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한 이유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의 제재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이 21일 러시아 가스프롬은행을 제재 명단에 포함하면서 루블화 약세가 가속했다. 가스프롬은행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채권 기관인 VTB의 부사장인 드미트리 피아노프는 “에너지 거래를 담당하는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채권 기관인 가즈프롬뱅크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루블의 급격한 하락의 원인”이라면서 “중앙은행이 현재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통화시장을 앞으로 며칠 안에 안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방의 제재 모스크바거래소(MOEX)에 부과된 후 달러와 유로의 모든 거래는 장외 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거래는 불안정하고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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