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바이든, 여기저기 속도전

입력 2024-11-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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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구금’ 주장해온 미국...“수년간 협상”
바이든, 트럼프 취임 전 외교 성과 마무리 속도
시진핑, ‘대화’ 가능성 내비치려는 의도 해석도

▲2023년 11월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을 진행중이다. 캘리포니아/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중재로 중국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이 석방됐다고 27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에 억류된 중국인을 석방,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9월 미‧중 간 맞교환 석방이 이뤄진 데 이어 2개월 만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미‧중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수년간 중국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3명은 카이 리와 존 룽, 마크 스위던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업스파이 등 간첩과 마약 혐의로 억류 중이었다. 유엔과 미국은 이들의 구금이 부당하다고 판단, 수년간 이들의 석방을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카이 리는 중국계 미국인 수출 사업자로, 2016년 상하이에 입국한 뒤 간첩 혐의로 구금됐다. 법원은 리가 사업적 연결로 미연방수사국(FBI)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며 10년 형을 선고했다. 존 룽은 2021년 구금됐으며 지난해 미 정보기관 근무 경력을 이유로 간첩 혐의를 받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마크 스위던은 마약밀매 혐의로 재판을 받고, 2019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석방에 대해 “수년간 이뤄진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9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방중과 유엔총회 일정 등을 통해서 이를 논의한 데 이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주 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구금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풀려난 미국인들은 심리 진단을 받은 뒤 미국 사회로의 복귀를 준비하는 시설을 갖춘 육군 의료 센터로 이송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이들 석방 대가로 지차오군, 진산린, 쉬얀진 등 미국에서 복역 중이던 중국인을 사면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사면을 받은 중국인들도 산업스파이와 간첩, 그리고 아동음란물 소지 등 중국에서 풀려난 미국인들과 비슷한 이유로 억류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2기 출범 전 바이든 행정부는 ‘업적’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교 성과를 위해 중국과의 합의 이행에 대해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해석된다. 9월에도 미국은 중국이 2006년부터 구금됐던 미국인 목사 데이비드 린을 석방하는 대가로 중국인을 석방했다. 중국 역시 무역 전쟁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대화’ 가능성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억류자 맞교환 이후 중국 본토 여행 경보도 3단계 ‘여행 재고’에서 2단계인 ‘평소보다 주의’로 낮췄다. 다만 미 국무부는 자국민에게 중국 현지 법의 자의적 집행, 출국 금지, 부당 구금 위험 경고를 유지했다. 경보의 최고 단계는 4단계인 ‘여행 금지’, 가장 낮은 1단계는 ‘보통 수준의 경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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