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점’ 현대차, 자사주 1조 원 매입 화답…재계 밸류업 모범답안

입력 2024-11-27 17:33수정 2024-11-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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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자사주 매입 (현대차)
현대차가 또 기대 이상의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방안을 선보였다. 약 1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을 매입하기로 하면서다. 앞서 8월 ‘인베스터데이’에서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꺼낸 데 이어 다시 한번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오면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는 시장의 환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도 기업공개(IPO) 성공도 중장기 경쟁력 강화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추가 주주환원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466만5868주를 1조 원에 매입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주식은 총 발행주식의 1.7%에 해당한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 7000억 원, 주식 기준 보상 3000억 원을 취득한다. 취득 목적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오는 28일부터 3개월 이내에 보통주 390만7000주, 기타주 75만9000주를 차례대로 매입할 예정이다. 위탁기관인 현대차증권을 통해 장내 매입한다.

통상적으로 주식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은 주식을 신규 발행해 주주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기존에 팔았던 자기 회사 주식을 되사는 경우를 말한다. 기업이 자기회사 주식을 스스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주당순이익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주가가 상승해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

현대차는 지난 8월에도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통 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았다. 향후 3년간 4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TSR) 기준 35%로 배당 성향 25%를 맞췄다. 여기에 연간 약 1조3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순이익 10%)을 단행하면서 주주는 순이익의 35%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TRS 규모 35%는 기존 정책보다 10%p(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

현대차의 주주환원 의지는 주주환원율 상향을 통해 확인된다. 2010년대 중반까지 현대차의 주주환원율은 10~20% 수준이었지만, 2016년 이후 꾸준히 25% 이상을 기록 중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TSR 35% 기준으로 내년부터 연간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현대차의 주주환원책에 ‘A-’ 학점을 제시하며 “현대차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아직 0.68배로 1배 미만이다. 유독 PBR이 낮은 것은 자기자본이 과다하기 때문”이라며 추가 주주환원율 상승을 암시했다. 국내 10대 그룹 중 A 학점을 받은 곳은 현대차와 SK스퀘어가 전부다. 현대차는 국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해 지난 9월 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에 채택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주주환원책도 기대하고 있다. 인도법인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4조5000억 원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도 주주환원에 활용할 예정으로 증익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며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은 현대차가 주식 시장에서의 신뢰를 유지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인도법인(HMI)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확보한 금액 대부분을 인도 설비투자(CAPA) 증설 등에 재투자될 계획이며, 일부는 주주환원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연말연시 CID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자사주 매입, 내년 상반기 보스톤 다이내믹스 IPO와 함께 주가 모멘텀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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