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교무상교육 관련 “국가경영 원칙 잃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만나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예산 지원이 지속됨으로써 고교 무상교육 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서울 성동구 금호고등학교에서 이 대표를 비롯해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 문정복·박성준 민주당 의원 등을 만나 고교 무상교육 예산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정 교육감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일몰 도래를 이유로 그동안 중앙정부가 부담하던 부분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서 고교 무상교육 정책이 불안정해진 상황”이라면서 “고교 무상교육 예산 중 중앙정부가 부담하던 부분을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시ㆍ도 교육청이 부담한다면 교육청의 재정 부담이 크게 증가해 노후 교육시설 개선이라든지 학생들을 위한 주요 교육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시작된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 “실시 당시 1인당 연간 160여만 원에 이르던 학비를 중앙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등이 분담해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완화한 대표적인 교육복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학생의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2021년부터 전 학년에 확대 적용됐다.
고교 무상교육과 관려한 비용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국가가 47.5%, 교육청이 47.5%, 일반지방자치단체가 5%를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등의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관한 특례'가 올해 연말 일몰되면서 교육청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상황에 놓였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달 6일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특례 효력을 2027년 말까지 3년을 더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개정안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도 통과했다.
정 교육감은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교 무상교육을 흔들림없이 추진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국민들께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고교 교육비를 개인이 부담하는 나라는 유일하게 대한민국이었는데, 2019년 그걸 탈출했다가 다시 후퇴해서 ‘실제로는 국가가 책임지지 않겠다. 알아서 해라’라는 것”이라며 “재정 여력이 없는 교육청은 다른 사업들을 대폭 줄이거나 학생 복지, 학교 시설 보수유지 비용을 깎아야 하는 상황이 올텐데 정말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부자 감세를 통해 국가 재정이 열악해지니 온갖 영역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지고 있는데, 교육지원예산도 대규모 삭감하는 것 자체가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면서 “국가 경영이 원칙을 잃어버린 상황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고교 무상교육 경비 부담 관련 특례 효력을 3년 더 연장하기로 한 개정안이 전날 법안심사소위를 통과된 일에 대해서는 “조만간 본회의에서도 의결은 될텐데, 세상에 온갖 거부가 횡행하다 보니 이것도 아마 거부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