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 만에 전격 휴전 합의

▲레바논 남부 시돈의 한 학교에서 난민들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소식에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시돈(레바논)/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내각 회의를 마친 후 영상 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완전히 회복하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고립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전안에 관해선 미국이 제시한 내용을 따르기로 했다. 이는 60일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레바논 쪽 국경 지대에는 기존에 주둔하던 레바논 정부군이 다시 들어오기로 했다. 휴전 개시는 레바논 시간으로 27일 오전 4시 발효됐다.

다만 휴전이 약속한 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기간은 레바논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거나 재무장을 시도하면 우린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들이 국경 인근의 인프라를 재건한다면, 로켓을 발사하거나 터널을 파거나 미사일을 운반한다면 공격하겠다”며 “우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군사행동에 있어 완전한 자유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휴전 소식을 환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무엇보다도 전투로 피해를 본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민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레바논은 헤즈볼라 영향력 감소로 인해 자국 안보를 강화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휴전은 이 지역 전체에 대한 희망의 빛”이라며 “외교적 성공”이라고 칭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국 민간인들은 조만간 안전하게 지역사회로 돌아와 집과 학교, 농장, 사업, 그리고 삶 자체를 재건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테러 인프라가 재건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도 멈추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싸움과 이주도 끝나야 한다. 이들은 지옥을 겪어 왔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이루고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가 집권하지 않은 채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