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갇힌 침대업계, 세계로 눈돌릴 때 [노트북 너머]

입력 2024-11-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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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중소중견부 기자
국내 침대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소비자들의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대는 단순한 가구를 넘어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조 원대에 달하며, 업계는 활황기를 맞이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활황 뒤에 가려진 그림자는 뚜렷하다. 국내 침대업계가 지나치게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침대 시장의 경쟁은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국내 침대 브랜드뿐만 아니라,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은 치열해졌다. 기술력과 디자인, 소재의 차별성을 앞세워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라는 한정된 풀(pool)을 두고 경쟁하다 보니 시장의 성장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브랜드들의 전략은 여전히 내수시장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면 문화와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부족하고, 그 결과 해외 시장 진출은 대부분 소규모에 그친다.

세계 침대 시장의 규모는 약 524억5000만 달러(약 73조 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시장의 30배 이상의 크기다. 특히, 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중산층의 증가와 함께 프리미엄 가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이런 가능성을 국내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해외에서 성공한 몇몇 기업들은 현지 수면 문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승부를 걸었다. 예컨대, 더운 기후를 고려한 통기성 높은 매트리스나, 소형 주거 공간에 적합한 다기능 침대 등이 좋은 사례다.

내수시장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기업들에게 큰 리스크를 안긴다. 국내 시장이 성장 한계에 부딪힐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가격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강화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고, 결국 품질 저하와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침대업계는 내수시장이라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이 침대에 요구하는 기술력과 디자인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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