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중앙대병원 교수팀,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우수논문 선정
사람의 태반 추출물(HPH)을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중앙대학교병원은 김범준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정욱 중앙대 피부과학교실 박사)이 최근 ‘사람의 각질형성세포와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 실험에서 인간 태반 추출물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 홍반 건조증, 습진 등의 증상으로 삶의 질을 하락시키며 재발이 잦다.
HPH은 사람의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분리해 제거하고 남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서 주사제 성분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일명 ‘태반주사’로 불린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염증을 줄이고, 피로를 개선하며 상처 치유에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있어 HPH의 효과는 확인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간 각질형성세포(HaCaT)와 아토피 피부염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 쥐의 등 부위에 아토피피부염 유발물질인 DNCD(2,4-dinitrochlorobenzene) 혼합물을 도포해 아토피피부염을 유도했다. 동시에 HPH과 기존 피부염증 치료제로 사용되던 덱사메타손(DEX)을 각각 피하 및 복강 내 주사한 뒤 아토피피부염 치료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HPH 주사가 HaCaT의 활성산소(ROS) 생성을 현저히 감소시켜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HPH을 주사한 아토피피부염 쥐 모델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증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IL-4와 IgE의 농도가 혈중에서 각각 60%, 27% 감소했으며, 대식세포 침윤과 표피의 두께가 감소해 아토피 피부병변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HPH 주사가 아토피 피부염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아토피 피부염 유사 피부질환에도 유용한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실험실 연구와 동물 실험 이후 본격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실질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서도 적용이 가능한지 향후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며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치료 대상이 안 되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한 옵션으로 HPH 주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과학기술인용색인확장판(SCIE)급 국제학술지 미생물생명공학저널(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KMB)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