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 ‘친푸틴’ 극우 후보 급부상에...결선투표행

입력 2024-11-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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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성향 무소속 후보, 득표율 1위 급부상
과반 득표자 없어 12월 8일 결선 투표

▲루마니아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지난달 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쿠레슈티(루마니아)/AP연합뉴스

루마니아 대통령선거에서 극우 민족주의자 후보의 예상 밖 선전으로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결선투표가 치러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6%를 넘긴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22% 득표율을 기록해 선두를 기록했다. 루마니아 최대 정당인 사회민주당(PSD)을 이끄는 치올라쿠 현 총리는 20%로 2위를 기록했다. 중도우파 야당인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가 17%로 그 뒤를 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당 결속동맹(AUR)의 제오르제 시미온 대표는 14.4% 득표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결선투표는 득표율 상위 1, 2위인 무소속 컬린과 치올라쿠 총리가 올라가게 된다. 결선 투표는 12월 8일 치러진다.

무소속 제오르제스쿠가 급부상한 것은 루마니아 정치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그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세활동을 주로 틱톡 등 소셜미디어로 전개해왔던 터라 이번 결과는 상당한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오르제스쿠는 이날 저녁 “오늘 밤 루마니아 국민은 매우 큰 소리로 ‘평화’를 외쳤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반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주장한 극우 성향의 인물이다. 또한, 루마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자격 유지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왔다. 지난 2020년 한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진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워 논란이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제오르제스쿠의 급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와 맞물려 우크라이나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루마니아는 유럽 국가 중 우크라이나와 가장 길게 국경선이 맞닿아 있는 나토 회원국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루마니아 대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존경심을 표한 극우 민족주의자가 이변을 연출했다”라면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루마니아에 정치적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루마니아 정치체제는 이원집정부제다. 5년 임기인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지고, 실질적인 국정 운영권은 다수당 출신 총리가 갖는다. 루마니아 총선은 12월 1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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