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논란’ 한동훈·김민전 싸움으로...“사실관계 좀 확인해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5. (뉴시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그 가족 명의로 작성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두고 한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이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싸움을 벌였다.

두 사람의 언쟁은 김 최고위원이 회의 공개 발언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언급하면서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님께서 정당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말씀하셔서 한 말씀 덧붙인다”며 “제가 당 게시판에 대해서 문제제기 했던 이유도 정당은 민주적이었고 정당의 의사 형성도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에 제가 일반론적으로 왜, 누가, 어떻게 당 게시판 운영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오늘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첫 번째로 일부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는 얘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를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또 어떻게 확인했는지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사람이 8명이라고 알려진 경위를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은 또 “현재도 당원 게시판에 ‘괘멸’, ‘총살’과 같은 말들이 여전히 올라와 있다”며 “한편으로 그런 단어들이 들어가지 않는 단어들이어도 올리는 족족 여전히 사라지는 글들도 있다고 여전히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당원 게시판은 누가 운영하는 것인가, 누가 관리하는 것인가 알고 싶다”며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계속 이렇게 관리하는 것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당에서 한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에 고발한다고 하면 저한테 무수하게 많이 (한 대표) 사퇴하라고 하는 문자가 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글도 아니고 직접 온 글이 죄가 있다면 더 크지 않을까 싶다”며 “제가 무의식적으로 지운 건 있다만, 대부분 저한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그대로 갖고 있다. 그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릴 테니까 같이 고발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발끈해 “제가 한 말씀 드리겠다”고 나섰다. 한 대표는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맞받았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그런 기사가 났다”고 하자 한 대표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다”며 “허, 참나”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17. (뉴시스)

이후 서범수 사무총장이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원 게시판은 익명성 전제 게시판”이라며 “한 대표는 우리 당 대표이고 공인인 점 감안해 이 부분을 확인했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익명성 전제 부분이라 더 이상 (확인이 불가하다)”고 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글) 12개는 어떻게 확인했냐”고 끼어들어 물었다.

서 사무총장은 “두 번째로 (한 대표를)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한다는 말씀은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회의에서 설전이 격화되는 듯 보이자 추 원내대표는 “비공개 자리에서 설명할 부분이 있으면 (마저 하라)”고 중재했다.

그런데도 한 대표와 김 최고위원의 말싸움은 계속됐다. 한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이 이슈를 정치적으로 어떻게든 키워서 ‘읽씹’이든, 총선백서든, 김대남이든 그런 식으로 당 대표를 공격하려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며 “당 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 아니냐. 저는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선고가 나고 조금 숨통 트이는 것 같으니까 이제 당 대표를 흔들고 끌어내려 보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 시간에 (저는) 제 역할을, 당 대표로서 위임받은 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정당 민주주의’라고 하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게시판과 관련된 논란은 조기에 종식돼야 한다”며 “결국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이건 누구나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