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트럼프 의료 고문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 수장으로 메흐멧 오즈 박사를 지명했다. 국방장관과 교통장관에 이어 세 번째 TV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 지명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서 오즈 박사보다 더 자격을 갖추고 능력 있는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그의 지명을 알렸다. CMS는 미국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공공의료보험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로, 한해 1조7000억 달러 지출을 관리한다.
이로써 트럼프는 국방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폭스뉴스), 교통장관 지명자 숀 더피(폭스비즈니스 ‘더 바텀라인’) 등에 이어 또다시 TV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을 각료로 발탁했다.
오즈는 튀르키예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를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외과의이지만 유명 TV 건강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 진행자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의 비공식 의료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2020년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대체의학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검증되지 않은 보충제와 영양제를 홍보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백신 회의론자로 유명한데, 팬데믹 당시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즈는 TV 프로그램 종영 후 정계에 진출해 2022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펜실베이니아주 상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존 페터먼 의원에게 패배했다.
당장 의료계에서는 예상 밖 인물들이 의료 관련 부처 수장이 됐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제약분야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명은 트럼프 당선인이 보건당국자들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는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오즈 박사가 CMS 수장에 오를 경우 당장 낙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병원의 응급 치료 제공에 대한 연방 요건이 주(州) 정부의 낙태금지 정책을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오즈 박사는 “연방정부의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오즈가 트럼프 당선인의 뜻에 따라 이른바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의 대대적 개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부터 ACA 폐기를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