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착공은 불발, 내년 2~3월로 연기…"2028년 완공일정 예정대로"
'밸류업 프로젝트' 속도 제동…3분기 업황부진 속 '주주가치 제고' 숙제
파라다이스그룹의 야심작으로 꼽혔던 서울권역 최상급 '플래그십호텔' 착공 시점이 내년 1분기로 돌연 연기됐다. 파라다이스 측은 주차장 등 동선 설계가 일부 변경됨에 따라 3개월 가량 공사를 늦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해 코스피 상장을 기점으로 고객 관광 선도 기업으로의 '초격차' 전환을 강조해왔던 데다 업황도 녹록하지 않아 향후 밸류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2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19일 서울 장충동 하이엔드호텔 사업 착공을 내년 1분기로 미뤘다고 공표했다. 애초 착공 시점은 이달 중 예정돼 있었으나 주차장 등 일부 건물 설계 변경 사유가 발생, 이르면 내년 2월 말에서 3월 착공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호텔은 서울 중구 장충동 1만3950㎡(4220평)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8층, 약 200개 객실 조성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다만 앞서 발표된 호텔 사업방향이나 사업비 규모 등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공시된 호텔 투자 규모 역시 기존과 동일한 5000억~55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동절기를 맞아 공사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존 호텔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고객 동선 효율화를 위한 일부 설계 변경과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 시점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당초 발표했던 2028년 그랜드오픈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충동 호텔 건립사업은 파라다이스가 추진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핵심키로 꼽힌다. 파라다이스는 대대적 '브랜드 재정립’을 통해 카지노와 호텔, 복합리조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카지노에 편중돼 있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5성급과 특급호텔이 몰려있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최고급호텔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하이엔드호텔을 표방한 만큼 역대급 퀄리티와 서비스도 예고했다. 호텔 전 객실을 스위트 급으로 구성하고 기존 도심 특급호텔 대비 객실 수도 절반에 그친다. 숙박료를 기존 특급호텔을 웃도는 금액(평균 100만 원대)에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VIP 고객을 겨냥한 하이엔드 체험과 식음료(F&B), 웰니스 서비스 등을 총망라해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는 올해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는 아직 최고의 호텔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직원이 고객의 이름을 먼저 부를 수 있을 만큼 프라이빗하고, 고객이 짐을 싸고 풀 필요도 없을 만큼 버틀러(집사) 서비스가 가능한 호텔, 전용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럭셔리 여행객들이 찾는 호텔을 만들어 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공사 일정 지연으로 파라다이스의 체질 변화에 제동이 걸리게 된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올해 4월 코스피로 신규 입성한 파라다이스는 최근 실적에서 녹록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제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전년 대비 36.6%, 6.1% 감소했다. 특히 실적 부진이 카지노 매출 하락(전년 대비 27.1% ↓)에서 기인한 만큼 밸류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입성 기대로 주가가 1만5000원을 웃돌던 파라다이스 주가는 이날 기준 9000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