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9일 국회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을 시 통일부 장관이 직권으로 이사를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별개로 진행해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의 후보 추천 절차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국민의힘은 국회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더라도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북한인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특별감찰관 임명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위한 법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동욱·조지연·박준태·박충권 의원이 해당 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국회가 이사 추천을 요청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사 추천을 마무리하도록 했다. 국회가 기간 내에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다면 통일부 장관이 30일 이내 이사 추천을 재요청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국회가 추천하지 않으면, 통일부 장관 직권으로 12명 이내에서 이사를 임명할 수 있게 했다.
현행 북한인권법 제12조에 따르면 재단은 이사장 1명을 포함한 12명 이내의 이사를 둬야 하는데, 이사 중 2명은 통일부가 추천하고 나머지는 여야가 국회에서 각각 절반씩 동수로 추천하게 돼 있다. 이날 국민의힘이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회 추천 없이도 재단 출범이 가능하게 된다.
당 정책위원회는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서 설치 근거가 마련됐지만, 민주당의 비협조로 8년간 출범하지 못했다”며 “통일부가 2016년부터 국회에 14차례나 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했고 국민의힘도 올해까지 5차례 이사 후보를 추천했음에도 야당이 이사 추천을 미루는 방식으로 재단 출범에 불응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별도로 추천하게 해 최근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이슈 해법으로 제시한 특별감찰관 추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의 후보 추천 절차 진행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어제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 추천 절차 개시를 제안했다”며 “8년째 공석 상태에 있는 특별감찰관 제도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