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 뉴스로 주요국 통화 및 원화 가치 하락 기조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트레이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 등 달러 강세 재료가 많지만,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이 글로벌 외환시장과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주간 원·달러 환율 밴드는 1370~1420원으로 예상됐다.
18일 iM증권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에 핵심 목표를 두고 있어 환율은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큰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환율 관찰대상국 이슈가 향후 원화를 포함해 주요국 통화 가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취임을 앞두고 한미 경제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이 환율관찰 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2023년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빠졌고,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제외됐지만 이번에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에 포함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율 관찰대상국 이슈가 킹달러를 우려를 다소 약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 심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4.4%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 추이도 당분간 달러 흐름에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달러화는 쉽게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수준, 소매판매 서프라이즈 및 파월의장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언 등으로 강세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1410원 수준까지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 소식과 더불어 정부의 구두 시장 개입성 발언 여파 등으로 1390원대로 하락하며 지난주 거래를 마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여파로 2주 연속 1% 이상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6엔대까지 상승했지만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 소식 등으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역외 위안화 가치 하락세도 지속하고 있고, 호주달러는 한 주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양호했지만, 여타 실물지표 부진 지속이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