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원행 자제령’에도 민주당 소속 의원 70여 명이 법원 앞에 총집결했다.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은 야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공판 출석에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의원들의 법원행 그리고 법원 주변에서 벌어지는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70여 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법원 앞에 나타났다.
폴리스라인 바깥으론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이재명은 무죄다”, “이재명은 청렴하다”, “정치검찰 해체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몇몇은 이 대표 얼굴이 새겨진 파란 풍선을 들고 다니며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16분쯤 검정 차량을 타고 법원 서관 앞에 도착했다. 차량이 법원으로 들어서자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대표는 차에서 내려 소속 의원들과 차례차례 인사를 나눴다. 의원들은 이 대표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까지 이 대표의 동선을 따라 우르르 몰려 움직였다.
지지자들의 연호는 이 대표가 법원 건물로 들어가 완전히 모습이 사라지고도는 약 4분간 더 지속됐다.
약 40분 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확정 시 의원직 상실과 함께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한 중형이 선고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선고 직후 지지자들 사이에선 “탄핵하라”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반면 보수 지지층들은 이 대표가 법원에서 나오자 “대한민국 만세”, “재명아, 축하한다”와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일부 이 대표 지지자는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 지지자는 선고 내용을 접한 뒤 “어떡해요 이재명”이라며 흐느꼈다.
이 대표는 선고공판이 끝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항소 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박 원내대표는 ‘선고 결과를 어떻게 보냐’, ‘이 대표와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기자 질문에도 끝까지 침묵을 유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