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조세소위 첫날 ‘파행’…가상자산 과세 유예 첫 단추 불발

입력 2024-11-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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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비비 두고 여야 대립…조세소위 '파행'
野 예비비 절반 삭감에 與 감액안 제외 법률안 단독 상정
여야 협의 필요하나 野 "심의 없이 정부안 내려는 것" 반발
"세법 항상 첨예해…심의 예정된 30일 넘길 가능성도"

▲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에 설치된 태블릿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실시간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가상자산 소득 과세’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내용을 담은 내년도 세법 개정안 심사가 첫 단추부터 불발됐다. 전날 여당의 단독 법률안 일괄 상정에 반발한 야당이 조세소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했다. 당초 세법 개정안 처리 목표인 이달 30일까지 2주간의 시간이 남았으나, 차후 기재위 심의 속개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달을 넘겨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날 오전 야당의 불참으로 의사 진행 없이 종결됐다. 조세소위는 여야의 금투세 폐지 합의에 이어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두고 세법 개정안 등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소득 중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의 세율로 과세가 이뤄진다. 당정은 과세 시행을 2년 이상 유예해 촘촘한 과세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전날 야당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감액 이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기재위 전체회의가 야당의 동의 없이 열리자 항의 표시로 이날 조세소위에 불참했다. 이어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재위원장을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 민주당은 전날 열린 기재위 예산소위에서 4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중 절반(2조4000억 원)을 감액한 안을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예비비 삭감에 반발해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바 있다. 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로 기재위 전체회의는 전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 열리지 않았다. 이후 국민의힘이 오후 5시를 넘긴 시각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이 단독 처리한 예산안은 빼고 법률안만 일괄 상정했다.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날 여당 단독 개의로 예산안을 소위원회에 회부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비비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가상자산 논의를 진행할 조세소위 재개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기재위 여아 간사는 이날 본회의 직후 다시 협의에 나설 예정임을 밝혔다. 박수영 기재위 조세소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은 15일에 조세소위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이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본지에 “간사끼리 회의를 해봐야겠지만 (여당의) 의도는 예산 심의를 하지 않아 자동으로 정부안이 올라 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는 기재위 심의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산 부수 법안을 심의 없이 넘기는 작전”이라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법은 항상 첨예하다보니 12월 늦게 본회의가 열릴 때 법사위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회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세법심의는 이달 30일까지로 예정됐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그날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여당은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수영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장은 “금투세는 폐지하면서 가상자산 유예는 안 해주는 건 스탠스가 헷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심에 밀려 금투세 폐지까지 찬성하기로 선회한 민주당이 이번에는 정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침에 반대해 내년 1월부터 바로 과세하자고 나올 거라고는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예상 못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가 세수 결손이 큰 만큼 (세수 확보를 위해) 가상 자산 과세 유예도 기본적으론 반대 입장”이라며 “다만 세액공제 등을 통해 적용 대상을 조정할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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