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환율 상승 때문에 보수적 접근…상반기 AI·밸류업 기대감도 빠졌다”

입력 2024-11-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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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두 달만에 2500선을 내주고 환율도 1400원을 재돌파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09(1.94%) 하락한 2482.57에 코스닥은 18.32(2.51%) 하락한 710.52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2년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뜨겁게 '트럼프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만 '나홀로 약세'를 보이는 이유가 환율 상승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수 관점에서 보수적인 접근, 개선 가능성이 기대되는 업종 중심의 접근을 권고했다.

13일 KB증권은 "상반기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수는 22조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2가지 관점에서 차이가 있고, 이 부분이 현 상황에서 문제의 배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00원을 돌파했다. 12일보다 8원 80전 상승한 수준이다. 환율이 1400원대로 마감한 것은 2022년 11월 7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AI) 시설설비(Capex) 사이클과 고대역메모리(HBM) 수혜 기대감이다. 상반기는 이러한 기대감이 컸던 시기였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의 비중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를 극복할 주당순이익(EPS) 상승 기대감이 있었다는 의미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면서 ‘일본과 같은 상승 기대감’도 팽배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절반은 반도체, 절반은 금융 또는 자동차 등에 집중해 있었다. 이는 원화 약세를 극복할 DPS 상승 기대감이 있었던 시기로 볼 수 있다.

‘미국 투자의 시대’라는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준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빅컷(기준금리 50bp 인하)을 단행했고, 환율은 1310원까지 하락했다. 통상적인 관점에서의 환율에 접근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덕분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연준의 금리 인하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오히려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적인 환율과 수급 간 관계와 달랐다"며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 발표 이후에도 외국인들은 국채 순매도로 전환했고, 환율은 그 시점부터 상승했다"고 했다.

이어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전후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진행됐지만 11월 FOMC 전후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변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달러 강세를 저지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의 투자가 확대되는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면, 환율은 의미 있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시장이 강세장을 띠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직접 투자로 몰려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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