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지각생 카카오가 3분기 AI 사업 연기와 총수 부재 속에서 톡비즈가 실적을 견인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카카오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와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해 전 국민의 AI 생활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1조9214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 원이다. 매출은 콘텐츠 부문을 중심으로 AI, 카카오톡과 무관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광고, 쇼핑 등 카카오톡 기반의 플랫폼 사업이 대폭 성장하며 영업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톡채널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도입하는 광고주가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메시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했던 플랫폼 사업은 지난해 매분기 성장해 49%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56%에 달했던 콘텐츠 사업은 51%까지 줄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축으로 삼고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카카오톡의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4833만 명이었던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년 사이 60만 명 증가한 4893만 명으로 늘어났다. 카카오톡 내 콘텐츠를 강화해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톡 내에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볼거리와 재미요소를 늘려 이용자들이 모든 탭을 고르게 탐색할 이유를 만들고자 한다”며 “내년에는 카카오톡 이용자의 참여를 크게 확대해 광고와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 성장 재가속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독형 서비스를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워 AI, 카카오톡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내 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와 톡서랍에 대해 “구독자 수가 420만 명으로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작지만,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하기에 이용자의 수요에 맞게 혁신적인 기능을 출시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선보일 대화형 AI 서비스 ‘카카나’를 구독형으로 출시해 AI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카나나는 연내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1분기 중으로 일반인 대상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할 계획이다.
카나나가 카카오톡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하는 것을 두고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우려보다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며 “카카오톡은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주요 목적인 메신저인 반면에 카나나는 AI 메이트와 상호작용 도구로 대화형 플랫폼을 채택한 AI 서비스”라며 해당 우려를 일축했다.
정 대표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검찰 압수수색과 금융당국 중징계 등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조직 쇄신과 AI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