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 탄 머니무브, 외국인 이탈 가속하나[미국 대선]

입력 2024-11-06 16:49수정 2024-11-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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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대거 떠나고 있다. 이에 자금 유출 폭이 커진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연말에도 상승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하반기에만 총 13조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올해 상반기 23조 원 가까이 순매수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8월부터 매도 우위를 보인 뒤, 지속해서 자금을 빼고 있다. 이들은 9월과 10월에만 각각 7조6849억 원, 4조2774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줄었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2100조 원)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688조 원)은 32.77%로 집계됐다. 이는 32%대를 찍었던 올해 1월 이후 최저치다. 순매수세가 두드러지던 7월 외국인 보유 비중은 36%를 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일제히 ‘셀 코리아’를 외친 데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환율이 치솟은 영향이 크다.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시기에 국내에 투자할 경우, 외국인들은 환차손이 불가피해 매도세가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국내 경제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해 최근 ‘한파론’이 제기된 점도 외국인 자금 이탈세를 부추겼다. 실제 외국인이 하반기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도액만 13조 원 규모에 달한다.

외국인 이탈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증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52% 하락한 2563.51포인트(p)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소식에도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에도 강달러, 기준금리 인하 지연, 반도체 한파 등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외국인 이탈세가 지속해 국내 증시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바닥론을 제기하며 국내 증시 반등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비관적 사회 분위기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있다”면서도 “코스피 연초대비증감률(YTD) 수익률이 -3%를 기록할 때 삼성전자가 -25%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줄어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사라지지 않고 나머지 종목으로 분산돼 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서의 경직성을 감안하면 한국증시는 상승 여력이 부족할지언정 매도해서는 안 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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