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삼성도 인공지능(AI) 물결을 잘 타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 실적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삼성전자 역시 AI 시장에서 다른 접근법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 한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AI라는 게 반도체 업계에서 여러 가지 종류와 접근법이 필요한 것”이라며 “저희가 하는 접근 방법과 다른 회사들이 하는 접근 방법이 다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은 우리보다 많은 기술과 자원들을 갖고 있다”며 삼성 역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TSMC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과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하면 코스트(비용)를 낮출 수 있는지 방법을 만들고 있다”며 “그들도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나 우리가 하는 사업에 이익이 되는 것들을 한다. 그중에 맞는 것들은 같이 하고, 아닌 것들은 같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 시장에서 보틀넥(장애물) 해결 방안으로 ‘협력’을 꼽았다.
그는 “보틀넥이라고 생각한 걸 혼자 해결할 수는 절대로 없다”며 “파트너십을 통해 하나씩 부딪힌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더욱 중요한 건 보틀넥이라고 하는 게 대부분 다 비용 문제들”이라며 “구글 검색은 돌아가는데 1센트 미만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챗GPT 쓰면 한 50센트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을 낮추는 게 제일 큰 문제다. 그러는 데는 칩도 필요하고 에너지 솔루션도 필요하다”며 “혼자 만들 방법은 없다. 많은 다른 회사들과 같이 논의해서 가능하다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엔비디아 조기 공급 일정에 관해서는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보자고 한 것은 서로 간의 의지를 맞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퀄테스트(품질 테스트)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공급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간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문제없이 통과해온 만큼 HBM4 역시 문제없이 퀄테스트를 마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전에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주문했다”며 이에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내후년 출시 예정이었던 HBM4 12단 제품을 내년 하반기로 당겨 출시할 예정이다. 16단 제품은 2026년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