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파한 동해선·경의선에 '대전차 구덩이'…메우고 바로 남침 가능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지난달 15일 동해선과 경의선 폭파 이후 지난 1일까지 해당 지점에 전차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판 구덩이인 '대전차구'와 토산(성토지) 작업을 이어왔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동해선에 지어진 대전차구와 토산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폭파한 동해선과 경의선 육로에 전차를 막는 용도의 구조물을 만들었지만, 군은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15일 동해선과 경의선을 폭파한 후 1일까지 해당 지점에 병력과 중장비를 투입해 2일 구조물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

해당 기간 매일 각 300∼400명의 인원과 굴착기 등 중장비가 투입돼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을 통해 동해선과 경의선에 나란히 '대전차구(전차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판 구덩이)'와 '토산(성토지)'이 만들어졌다.

동해선의 경우 대전차구는 좌우 160ｍ, 앞뒤 10ｍ, 깊이 5ｍ이며 대전차구 북쪽에 만든 토산은 높이 11ｍ로 지어졌다.

경의선의 대전차구는 동해선과 크기가 비슷하고 깊이는 3ｍ 수준으로 더 얕으며 대전차구 북쪽에 있는 토산은 좌우 120ｍ, 앞뒤 50ｍ, 높이 11ｍ 정도로 파악됐다.

동해선과 경의선 토산 위에는 나무가 심어졌다. 1일에는 북한이 동해선 토산 위에 인공기를 걸어두고 사진을 촬영한 다음 곧장 인공기를 철수하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되기도 했다.

군은 북한이 유사시 토산에 있는 흙을 앞쪽의 대전차구에 밀어 넣는 식으로 단시간에 메워버리고 남침 경로를 만들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 연결 완전차단' 조치를 완료했다는 것을 위한 '보여주기식 쇼'라고 보고 있다"며 "이는 북한군 입장에서 전쟁 장애물이 아니고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작업하는 병력은 없고, 초소도 없다"라며 "유엔군사령부와는 (북한군의 동향 등을) 매번 공유하고 있다. 군 시설물을 만드는 건 (정전협정)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