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펠리페 6세는 레티시아 왕비, 산체스 총리,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와 함께 홍수 피해가 큰 주도 교외 파이포르타를 찾았다. 200명 이상이 사망한 이 마을에서 주민들은 이들을 향해 진흙을 던지고 “살인자”라고 외쳤다.
성난 주민은 대부분의 분노를 산체스 총리와 발렌시아 지역 수장에게 쏟아붓는 것처럼 보였다. 펠리페 6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는 수재민들을 진정시키려다가 얼굴과 옷에 진흙을 맞았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주민들의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페인 공영 방송은 홍수 피해 지역 방문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은 미흡한 재난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줬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당국은 스페인 기상청이 폭우 ‘적색 경고’를 발령한 뒤 10시간이 지난 뒤에야 지역 주민에게 긴급 재난 안전 문자를 발송하는 등 안이하게 움직였다. 또 피해를 본 주민은 재난 피해 복구 작업 또한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고 문제가 있었고 심각하게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진흙에 묻힌 마을, 친척을 찾는 절망적인 주민의 모습을 보라. 우리는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리페 6세는 이날 밤 공개된 소셜 미디어 동영상에서 “홍수로 인해 황폐해진 주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을 이해해달라”며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온전하게 존재한다는 희망과 보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