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등 사례 공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인공지능(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일까지 사흘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진행한 '2024 CEO 세미나'의 폐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그리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위해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운영개선 고도화를 위해서는 AI를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면서 일상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젊은 구성원과 리더들이 AI를 접목한 운영개선 방안 등을 제안해 회사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그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AI 사업 방향과 관련해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향후 핵심 과제로는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거시 환경 변화를 잘 보고, 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해 측정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CEO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운영 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후속 과제 실행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CEO들은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등 ‘운영개선 1.0’ 활동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으로는 제조, 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을 통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시장과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역량 중심의 ‘운영개선 3.0’으로 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위기를 극복하고 올해 3분기 7조 원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시장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요인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는 “올해 실적 개선은 단순히 반도체 시장 회복에 편승한 결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제품 경쟁력 외에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 결정, 데이터 중심 의사 결정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원 팀 정신’ 기반 아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 문화 등이 반전의 기회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지원 체계 구축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SK 계열사뿐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