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 나인원한남, 세금은 86억 치만…"과세형평 제고해야"

입력 2024-10-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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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나인원한남의 모습. (연합뉴스)

초고가 대형 평수 부동산이 거래가 활발한 중형 아파트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적은 부동산은 상속·증여세 과세 기준을 기준시가로 정하는 현행 제도 탓이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 박수영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실거래가 상위 아파트 10곳의 시세와 기준시가와의 괴리율은 30%에서 많게는 61%에 달한다.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73㎡는 실거래가가 220억 원인데 기준시가는 86억 원으로 괴리율이 60.9%다.

아크로리버파크 235㎡는 실거래가 180억 원, 기준시가 75억 원으로 괴리율이 58.3%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198㎡는 실거래가 145억 원, 기준시가 59억 원으로 괴리율 59.3%를 기록했다.

상위 10곳 중 괴리율이 가장 낮은 청담 PH129 274㎡도 괴리율이 30.1%였다. 실거래가는 103억 원, 기준시가는 72억 원이다.

이런 초고가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거래 빈도가 낮고 개별적 특성이 강해 시가 산정이 어려워 시세보다 낮은 기준시가(통상 시가의 60% 수준)로 재산을 평가해 신고한다.

국토교통부 공개시스템을 이용해 유사 재산의 실거래가를 추정할 수 있으나 개별 특성이 강한 탓에 층수, 전망, 남향 여부 등 객관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면 같은 금액으로 과세할 수 없다는 게 박 의원 측의 설명이다.

또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서 시행 규칙상 유사 재산 요건은 갖췄으나 창문 개수, 창문 방향, 인테리어 여부 등을 고려해 유사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실거래가-기준시가 괴리로 거래가 활발한 중형 고가 아파트가 대형 초고가 부동산보다 세금을 더 내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박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고가 대형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223.6㎡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기준시가 37억 원에 과세하면 증여세가 13억7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트리마제 84㎡는 기준시가가 타워팰리스 223.6㎡보다 낮은 25억 원이지만 시가(40억 원)로 과세해 증여세는 15억2000만 원으로 1억5000만 원 더 많다.

래미안퍼스트지 84㎡도 기준시가는 25억 원인데 시가는 43억 원이라 증여세가 시가 기준 16억7000만 원 부과된다. 타워팰리스 223.6㎡보다 3억 원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박 의원은 "초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고급 단독주택도 비교 대상 물건이 없어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 신고 비율이 높다"며 "주거용 부동산도 실거래가 산정을 위해 국세청 부동산감정평가 사업을 더 확대하고 과세형평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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