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늘고 천연고무 오르자… NB라텍스 날았다

입력 2024-10-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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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NB라텍스 수출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
전방 수요 늘고 중국산 장갑에 관세 부과
천연고무 가격 강세까지 '호재'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고부가 합성고무 'NB라텍스' 수출이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니트릴 장갑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이 중국산 장갑에 폭탄 관세를 예고하면서 국내 소재업체들의 반사 수혜가 커지고 있다.

27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NB라텍스 수출 물량은 22만 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39%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 1분기(22만8000톤)와 근접한 수준이다.

NB라텍스는 합성고무 소재의 일종으로 의료용ㆍ위생용 고무장갑의 주원료로 쓰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료기관, 음식점에서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엔데믹(풍토병화)과 공격적인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겪었다.

다만 올해 들어선 업황 회복세가 감지된다. 전방 고객사인 장갑 업체들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장갑 제조사인 말레이시아 톱글로브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6~8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고, 매출액도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NB라텍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2022년 3분기 30%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2분기에는 77%까지 상승했다. 이번 분기 수출량을 고려하면 3분기 가동률은 92%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2.59% 증가한 948억 원으로 호실적이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산 규제에 따른 반사 수혜도 기대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의료용 장갑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7.5%에서 2025년 50%, 2026년에는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NB라텍스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말레이시아ㆍ태국ㆍ베트남 장갑 업체들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통 3~5년인 장갑의 유통기한이 지나며 폐기 처분돼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이 나타났고, 중국 장갑 수출업체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입 경보 리스트에 포함되며 미국 고객사의 주문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천연고무 생산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급등한 점도 합성고무 업체들에는 호재다. 천연고무 가격은 연초 이후 50% 이상 올라 톤당 2100달러까지 근접한 상태다. 천연고무 장갑 대신 원가 부담이 낮은 합성고무 장갑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NB라텍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NB라텍스 생산능력(CAPA)을 보유한 금호석유화학도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약 2765억 원을 투자한 연산 23만6000톤(t) 규모의 공장이 완공되면서 94만6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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