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독자편집위원회 “가독성 높고 맥락 짚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입력 2024-10-27 11:00수정 2024-10-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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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독자편집위원회 4차 정례회의 열어…‘정치·경제·사회’ 보도 평가

▲김덕헌 이투데이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이투데이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이투데이 2024년 4분기 독자편집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추문갑 위원장을 비롯한 박홍기, 전하진, 이규홍, 장윤미, 원종원, 배진아 위원과 이투데이 김덕헌 대표, 박성호 편집국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가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독성을 높이고, 맥락을 짚어주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독자편집위원회 조언이 나왔다.

이투데이 제3기 독자편집위원회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투데이빌딩에서 제4차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2개월간 본지 기획기사, 편집 등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추문갑 위원장(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전하진 부위원장(SDX재단 이사장) △박홍기 위원(성균관대 사회과학대학 특임교수) △이규홍 위원(법무법인 세종 고문) △장윤미 위원(법무법인 메타 변호사) △원종원 위원(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및 공연영상학과 교수) △배진아 위원(한국언론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배 위원은 박종민 전 위원에 이어 한국언론학회장으로 취임해 이번 회의부터 새롭게 위원회에 합류했다. 이투데이 김덕헌 대표이사, 박성호 편집국장 등도 자리해 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위원들은 사건과 사안을 성실히 기록하는 맥락 중심 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지로서 전문성과 분석력을 접목하면 여러 매체 가운데 돋보이는 특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규홍 위원은 “경제는 거대한 항공모함 같아서, 한 번의 변화나 사건으로 방향이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라며 “거대한 움직임을 읽어낼 매크로(Macro) 경제 지표들을 취합해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내다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물가, 고용, 건설 관련 지표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의 분석도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기 위원은 “속보성과 기록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라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을 신속히 보도하면서, 사안의 전후 배경과 앞으로의 영향까지 해설해주는 친절한 기사를 실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이투데이는 토요판이 없지만, 온라인 기사를 통해 속보성과 기록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재·보궐 선거와 북한의 동해·경의선 폭파가 충분히 보도되지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하진 위원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도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에서는 정부 연구조직이 포사이트 서머리(Foresight summary)를 발표해,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성 있는 미래 계획과 정책을 추진한다”라며 “한국은 미래 연구가 부족한 환경이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언론사들이 경제와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하도록 압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문의 디자인과 헤드라인을 활용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원종원 위원은 “기사의 흐름이나 구조가 판형을 적합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라며 “통단 제목이나 배너는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강조하기 좋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독자들의 시선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술적인 제목이 너무 자주 등장하면 기사 본문의 임팩트를 하락시키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진아 위원은 “전반적인 편집이 매우 반듯한 모습이라 가독성이 높다”라면서도 “일부 면에서는 파격적인 배치나 사진 사용으로 변주를 준다면 이투데이만의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초고령사회를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면서 경제지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모습이 놀랍다”면서 “다만 사회면의 비중이 작아 독자들을 집중시킬 사회변화를 다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추문갑 위원장은 “지면에 나란히 실리는 기사와 사진은 사이에 점선을 넣어 구분해주면 독자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피니언면의 기자 칼럼 ‘노트북 너머’나 데스크 칼럼 코너는 일정한 위치에 고정해 연재물이라는 정체성을 각인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한편 위원들은 일반적인 경제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기사들을 높이 평가했다.

장윤미 위원은 “법조 기사들의 수준이 높았는데, 딥페이크 관련 기획기사는 사안을 전문가 수준으로 분석했다”라며 “사회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범죄유형인데, 기사에서 매우 상세하게 다뤄줘서 관련 전문 직역에 있는 전문가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기사였다”고 분석했다.

박홍기 위원은 “국가교육위원회의 내부 갈등을 지적하는 기사는 사안을 다각도로 심도 있게 분석했다”라며 “대부분의 경제지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사안이었음에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지면을 할애한 것이 눈에 띄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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