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명목으로 나눈 성매매 수익…法 “업주 추징금 산정에서 공제 안 해”

입력 2024-10-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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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피고인 상고 모두 기각 후 원심 판결 확정
“단순 급여 지급…성매매처벌법 따라 전액 추징”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뉴시스)

성매매 알선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나눠줬더라도 업주의 추징금 산정에서 이를 공제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구 성매매 업소 운영 업주와 그 직원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의 주범은 성매매 업소 운영자 A 씨와 ‘바지 사장’ 역할을 한 B 씨다. 이들은 공범인 9명의 직원과 함께 2018년 3월부터 2020년 6월께까지 성매매를 알선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피고인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주범 2명에게는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직원 9명에게는 각자의 근무 기간 받은 총금액을 추징했다. 추징이란 몰수가 불가능할 때 그에 해당하는 값의 범죄수익을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재판부는 “성매매를 알선하는 행위는 성을 상품화해 건전한 성문화와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등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이므로 이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피고인들은 1심 판결에 ‘추징액 산정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했다. 성매매 여성들에게 실제로 지급한 금액이 법원 계산보다 더 커서, 추징금에서 공제해야 할 금액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2심 법원은 1심 판결 중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다만 주범 2명의 추징금에서 직원들의 급여를 제외하지 않았다.

업주 A 씨가 범죄수익 전체를 취득하고 직원들에게 이를 나눠준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급여를 지급한 것이므로 성매매처벌법에 의해 전액을 추징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또 직원들은 범죄 행위의 보수로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해 추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이 이에 불복해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확정된 형사판결의 증명력, 추징금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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