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 북한 폭풍군단…동북아로 긴장 번지나

입력 2024-10-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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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공두 선 각국…美 경계↑
한국도 우크라 군사 지원 시사
중국도 “불에 기름 붓지 마라”

▲북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의 대러시아 군사 파견을 계기로 동북아시아까지 긴장감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북한의 러시아 군사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국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쟁에 가세하면 동북아시아 안보환경이 한층 더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고,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시사했다. 중국 역시 북한과 러시아의 급격한 밀착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동북아 긴장을 억제할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3일 "북한이 이달 초중반 최소 3000명의 군인을 러시아로 이동시켰으며, 다수의 훈련 시설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북한군 일부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의 일부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12월쯤 파견 규모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군의 주력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부대로 북한군 내에서도 정예다. 산하에 보병, 저격 등 작전별 전문 여단을 두고 적진 침투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하도록 훈련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과 10월 두 차례 걸쳐 특수부대 훈련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했는데, 국정원은 해당 시찰과 이번 파견이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최전방에서 싸우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관련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를 위해 전쟁에 참여한다면 심각한 문제이며, 인도 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과 러시아와 모두 관계가 깊은 중국은 겉으로는 냉정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 외교부 린젠 부보도국장은 21일 “각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치적 해결에 힘써주길 바란다”라고만 언급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계전능력(전투 지속 능력)을 지지해왔지만, 사태를 복잡하게 만드는 북한군의 투입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각국은 불에 기름을 붓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이 전투 현장에 투입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처음으로 제3국 군대가 참전하게 된다. 북한으로서는 건국 이래 청므으로 대규모 지상군을 해외에 파견하는 셈이다. 이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동북아시아로 파급돼 지역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군을 러시아 내 조선족으로 위장시켜 겉으로는 파병을 계속 부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정원은 러시아가 북한 병사들에게 러시아 국적의 신분증과 러시아군 군복을 나눠주며 “북한군의 전선 투입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로의 병력 이동에 대해 국내외서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군에 다수의 투항자나 사상자가 발생하면 사회 안정을 해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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